열왕기 저자는 왕들을 평가하면서 아주 단호했다. 왕들의 죄악을 들추어내면서 이래서 하나님의 심판에 이르게 되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한다. 선한 왕의 이야기를 하면서도 그가 또 다시 실패했던 사건들을 그대로 기술했다. 열왕기서는 왕들이 다스리던 시대의 모든 사건을 열거한 것이 아니다. 그리고 당시에 일어났던 정치적, 외교적 관점이 아니라 그들이 하나님과의 관계가 어떠했는지의 신앙적 관점으로 왕들을 평가하며 기술했다. 그래서 왕들 중에서 선하게 서술된 왕들은 한결같이 다윗의 길을 걸었던 왕들이었고, 악하게 평가되었던 왕들은 여로보암의 길을 걸었던 왕들이었다고 마치 관용구처럼 평가한 것이다.
열왕기서의 마지막 장 사건은 남왕국 유다의 19번째 왕 야호야긴이 바벨론으로 끌려가 감옥에 갇힌 지 37년 만에 풀려나는 이야기이다. 이 때가 주전 560년 경이었는데, 아직 포로에서 돌아온 상태는 아니었다. 이 말은 열왕기의 저작 시기가 포로기 이후라는 것을 알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 바벨론에 포로로 잡혀 와 있는 백성들에게 전하고 싶어 했던 메시지가 있었다는 것이다. 열왕기서의 기자는 포로로 잡혀와 있는 상황 속에서 질문한다. 하나님이 다윗에게 약속하신 네 집과 네 나라가 영원히 보전되고 네 왕위가 영원히 견고하리라 하신 하나님의 약속은 파기된 것인가?
다윗에게 하신 영원한 언약은 유다의 멸망과 함께 역사에서 완전히 끝나는 것이었을까? 그런데, 열왕기 기자는 하나님께서 다윗에게 약속하신 것이 소멸될 것 같은 상황들 가운데 하나님께서 약속을 이루시기 위해 소망의 씨앗을 남겨두시는 장면들을 열왕기서 구석구석에 남겨 놓았다. 그리고 마지막 소망의 불씨, 소망의 움직임이라 할 수 있는 말씀이 멸망으로 마친것 같은 유대의 역사에 열왕기하 기자는 하나의 사건을 덧붙였는데, 여호야긴이 옥에 갇힌 지 37년 만에 풀려나는 이야기였다는 것이다. 완전한 회복은 아니지만, 열왕기하 기자는 여호야긴 왕의 회복 사건을 통해 소망의 하나님을 증거하고 싶었던 것처럼 보인다.
성경에서 여호야긴은 그렇게 비중이 큰 인물도 아니다. 그런데 이 왕이 하나님의 구원의 역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 인물이 되었다. 여호야긴의 다른 이름, 여고냐가 마태복음 1장에 나오는 예수 그리스도의 족보에 기록되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더 이상 이스라엘이 회복될 수 없다는 절망 가운데 살아갔지만 하나님은 여호야긴을 남겨두셨고, 그를 통해 이스라엘을 다시 회복하셨다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보지 못해도, 듣지 못해도, 느끼지 못해도 여전히 하나님께서는 당신의 약속을 신실하게 이루어 나가고 계신다는 것을 우리가 알 수 있다면 우리는 아무리 다 끝난 것 같은 상황 속에서도 우리는 소망의 삶을 살아갈 수 있을 것이다. 열왕기를 펼쳐보자. 그리고 믿음의 눈으로 하나님의 일하심을 찾아보자, 믿음의 눈이 열려 소망의 메시지를 받아 승리하는 복된 한 주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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