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약성경에서 세대를 선명하게 구분한 책이 있다. 출애굽 세대, 광야 세대, 그리고 가나안에서 태어나 정착한 세대로 나누었다. 사사기는 여호와를 알지 못하며 여호와께서 이스라엘을 위하여 행하신 일도 알지 못하던 시대라 말하고 있다. 사사기가 말하는 왕이 없었던 시대라 하는 것은 중앙집권이 아니라, 지파별로 통치했다는 상황이었다는 것이고,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했다고 하는 것은 자기가 왕처럼 살았다는 말과 같은 의미라 할 수 있다. 이 시대가 영적으로 어둡고, 정치적으로 얼마나 무질서한 시대였는지 사사기 후반 부에 대표적인 두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다. 미가라고 하는 한 개인이 어머니 돈을 훔치는 것으로 시작해서, 영적 질서를 위해 선택된 레위 사람이 타락을 했고, 더 나아가 한 지파, 민족 공동체의 타락 이야기로 확대되고 있다.

사사기를 읽는 독자들에게 질문이 생긴다. 비교적 여호수아시대까지 건강하고 신앙적이었던 사회가 무엇 때문에 사사시대에 이르러 이처럼 몰락한 것일까? 성경은 한마디로 말한다. 여호와를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기서 하나님을 알지 못했다고 하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객관적 지식이 아닐 것이다. 분명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가나안의 모든 것들을 진멸하라고 명령하셨지만, 이 명령을 온전히 지키지 않았다. 불순종이다. 그 결과 다음 세대는 그 가나안 땅에 있는 바알과 아세라 등 이방신들을 허용하고 시간이 지나면서 이방 문화에 매료되어서 혼합종교를 이루고 말았던 것이다.

이로 인해, 모세를 통해서 신명기 28장에서 말씀해주신 결과 자기 백성을 노략자의 손에 넘기실 뿐만 아니라, 재앙으로 그들을 심판하신 것이다. 사사기는 그들의 괴로움이 심하였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런 상황 즉 괴로움이 심하였을 때, 이스라엘 백성들은 어떻게 했을까? 이들은 하나님께 구원해달라고 부르짖었다. 하나님은 이 부르짖는 백성들의 소리를 들으시고, 하나님이 취하신 구원의 방법은 하나님의 영에 사로잡힌 사람 즉 사사를 보내셔서 이스라엘을 구원하셨는 것이 사사기의 핵심 구조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하나님은 사사들을 부르시고 세우시고 사용하시는데, 그 사사들 조차도 불완전하고 흠이 많은 사람들이었다는 것이다. 오른손을 쓰지 못하는 에훗, 소모는 막대기로 소를 몰았던 삼갈, 기생의 아들, 소심하고 겁이 많은 기드온, 여인 드보라, 특히 나실인이었지만 경건함을 찾을 수 없었던 삼손 등 특히 더 놀라운 것은 히브리서 기자는 이러한 삼손에 대해서 믿음의 영웅으로 포함시켰다는 것이다. 사사기를 읽어보자. 하나님께서 흠이 있는 백성을 위해, 흠이 있는 사사를 통해 자신의 역사를 만들어 가시는 하나님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사사기를 통해서 무너진 이 시대를 일으키시려는 하나님의 심정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기승전 우리의 구원을 이루실 소망의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