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병이어 기적이야기의 배경을 말해주는 상황을 날이 저물고 빈들이라 하였다. 제자들이 예수님에게 “저들을 보내어 무엇을 사먹게 하시지요” 현실적인 제안을 하였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갈 것 없다”,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명하신다. 그리고 예수님은 “너희에게 떡이 몇 개나 있는지 가서 보아라” 말씀하셨다. 제자 가운데 안드레가 ‘우리에게 있는 것은 빵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뿐이다.’라고 대답했다. 이 말은 이 상황을 해결할 수 없다는 말이다. 그런데,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그것을 가져오라“ 하였고, 거기 모인 사람들을 풀밭에 앉게 했고, 떡 다섯 개와 생선 두 마리를 손에 들고 축사하시고 제자들로 하여금 사람들에게 나눠주게 했다. 거기 모인 사람들이 배불리 먹었고, 남은 게 열두 바구니에 찼다는 이야기가 전부이다.
실제로 일어난 것일까? 가능할 일일까? 오병이어의 기적을 객관적인 사실로 전제한 채 예수님께서 우리의 삶도 그런 기적으로 채워주실 줄로 믿으라고 하지만, 설교하고 있는 목회자의 삶 속에 증명이 되지 않는다. 그렇다면 실제로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이 사건으로 하여금 초대교회 성도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무엇이었을까? 오병이어 사건은 예수님의 말씀에 바로 순종하지 못하고 제자들이 머뭇거리고 있을 때 예수님은 작은 한 소년의 드림을 통해서도 하나님의 역사를 이루신다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함이었다. 헌신할 어린 아이를 찾지 말고 “너희들이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첫 번째 메시지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빈들에 서 있고 날이 저문 어두운 시대와 같은 한국교회 현실에 오병이어의 기적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주일에 7개의 교회가 시간별로 예배를 드리고 있는 공유교회가 있다. 공식적으로 ‘코워십 스테이션’ 이라는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기차가 시간에 맞춰 잇달아 출발하듯 한 공간에서 교회들의 예배가 이어진다는 플랫폼의 의미이다. 현재, 김포 구래동 르호봇에서 7개 교회와 1개 단체, 풍무동 엔학고레 5개 교회와 1개 단체, 수원 엘림 6개교회 와 1개 단체가 연합하여 목회 및 선교사역을 하고 있다. 오병이어와 같은 은혜의 역사는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에 그대로 순종한 한 사람, 뿐만 아니라, 목회자에게 주신 결단에 교우들이 마음을 모아 자발적이고 혁신적인 섬김으로 19개의 교회 및 단체가 세워졌다는 것이다.
한국교회 상황이 마치 코로나로 날이 저물고 빈들에서 다른 사람의 오병이어를 찾고 있는 모습처럼 느껴진다. 떡 다섯 덩어리와 생선 두 마리가 있는데 이것을 가지고 어찌할 바를 몰라 걱정만 하는 사람들의 모습과도 같아 보인다. 그러나 내가 소유하고 있는 것이 소박하고 초라한 먹을거리가 수많은 사람들을 배불리게 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주의 말씀에 순종할 때 하나님께서 일하실 영역이 있음을 믿는다. 오병이어의 메시지는 헌신할 어린 소년을 찾아내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있는 그 현장에서 너희가 먹을 것을 주라는 예수님의 말씀에 순종할 때 주님이 일하시는 놀라운 역사를 간증할 수 있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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